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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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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현남 오빠에게: 페미니즘소설/ 조남주 [외]지음.
개인저자조남주,1978- .
발행사항파주: 다산책방: 다산북스, 2017.
형태사항283 p.; 21 cm.
ISBN9791130614779
일반주기 공지은이: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일반주제명한국소설
분류기호811.32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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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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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일기장에조차 옮겨본 적 없지만 한 번쯤 혀뿌리까지 치밀었던 말 -- [출판사 리뷰] [ 000000019950042 | 2018.02.13 ] 4 | 추천 (0)  댓글달기

예스24 발췌 (http://www.yes24.com/24/goods/56024235?scode=032&OzSrank=1)

일기장에조차 옮겨본 적 없지만
한 번쯤 혀뿌리까지 치밀었던 말


「현남 오빠에게」는 조남주 작가가 『82년생 김지영』 이후 처음 발표하는 소설이다.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이 낯설기만 했던 스무 살 ‘나’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준 남자친구 ‘현남 오빠’에게 의지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점 “다 너를 위한 거야”와 같은 말로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현남 오빠’에게 문득문득 어떤 불편함을 느낀다. “여성이라면 강력한 기시감에 혹시나 나도 현남 오빠를 만났던가 헷갈릴” 만큼 평균적인 한국 남자 ‘현남 오빠’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현남 오빠에게」는 ‘나’가 여성으로서 일상에서 느끼는 어떤 불편함, 어떤 꺼림칙함을 ‘폭력’이라고 느끼기까지의 긴 시간을 돌이켜보고 용기 내어 고백하는 생생한 심리 소설이자 서늘한 이별 편지다.

“오빠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를 돌봐줬던 게 아니라
나를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더라.” (「현남 오빠에게」 중에서)

참고 참았다가 쌓인 울분을 끝내 터뜨리고 마는 ‘나’의 속 시원한 외침은, 남자로 태어나 모든 사회 권역에서 한결같이 ‘기본값’이 되는 ‘남성’ 등장인물의 이름을 지우고 ‘여성’ 등장인물에 이름을 붙여주었던 『82년생 김지영』에서 한 발짝 나아가 ‘현남 오빠’로 상징되는 성차별 앞에서 당당히 마주서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당신의 평화」(최은영)와 「경년更年」(김이설)은 각각 서른 중반을 지난 여성 ‘유진’과 어느새 갱년기에 접어든 두 아이 엄마 ‘나’의 이야기다. 「당신의 평화」는 “언제나 제일 먼저 불려 다니면서도 막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과는 거리가 먼” 맏딸 ‘유진’이 그녀의 엄마 ‘정순’에게서 받은 오랜 집착과 애증 어린 마음의 앙금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애인이었던 ‘그’와 오래전 헤어지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유진’과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엄마 ‘정순’의 감정을 헤아리며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가부장제의 두 얼굴을 슬프게 마주하게 된다. 「경년更年」에서 또래 여자아이를 ‘엔조이’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열다섯 살 ‘아들아이’와 이제 초경을 시작한, 아이돌을 좋아하는 열두 살 철없는 ‘딸아이’를 둔 엄마 ‘나’는 여자를 대하는 아들의 태도에서 어떤 딜레마를 겪는다. “열세 시간 진통 끝에 낳”았고 “젖과 청춘을 먹여 키운” 소중한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반 발짝 떨어져 ‘아들’의 행동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엄마 ‘나’의 모습은 이 사회에서 ‘아들을 둔 엄마’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져준다.

“나는 누구에게든 마음껏 미안하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지예야, 수민아, 가영아, 혜빈아, 소영아……” (「경년更年」 중에서)

아들아이가 만난 여자아이들의 이름을 가만히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는 온갖 성차별적인 시선과 평가가 두려워 “스스로를 속이고 살아”온 모든 딸들의 이름, 무엇보다 갱년기 여성으로서 어느 날 그녀가 잃어버린 바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간절한 목소리다.


세상의 규칙을 뒤집는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최정화)와 「이방인」(손보미)은 “여성성이 필요할 때에만 등장하고 사라지는 여성”이 등장하는 이야기 규칙을 뒤집는 이야기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에서 ‘붕괴된 건물 촬영기사’라는 낯선 직업을 가진 여성 ‘율씨’는 습진을 앓아 붕대를 감은 자신의 오른손을 끊임없이 흘끗대는 ‘과장’의 시선을 견딘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기이한 강박과 자기검열에 시달리던 그녀가 마지막에 내려다본 자신의 낯선 오른손은 어쩌면 “내가 나 자신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오염된 일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때로 남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남성의 목소리로 세상을 말하는 것에 더 익숙한 나 자신”(작가의 말)을 발견하는 섬뜩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방인」은 ‘경찰’이 직업인 여성 ‘그녀’가 주인공으로, 늘 ‘남성’ 위주로 진행되는 느와르 서사를 매력적으로 비튼 이야기다. “나는 이러한 소설의 ‘여성’ 주인공은 섹스어필을 해서도 안 되고, 사랑에 빠져서도 안 되고, 다른 누군가?특히 남성?의 도움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제한은 사실, 우스운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풍의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들은 섹스어필을 하고, 사랑에 마음껏 빠지고, 여성의 도움을 수도 없이 받기 때문이다.”라고 손보미 작가는 말한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문의 연쇄 실종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도시에서 과거의 실수 때문에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그녀’와 안간힘을 다해 그녀의 재기를 도우려는 동료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긴장감 있는 이야기가 실은 언제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드라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구병모)과 「화성의 아이」(김성중)는 한층 다른 차원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되돌아갈 수 없는 어느 낯선 섬에서 벗을 수 없는 구두와 오픈숄더 타입의 원피스를 입은 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냥꾼들에게 쫓겨 다니며 목숨을 위협받는 주인공 ‘표’의 이야기다. 이 상황이 현실인지 그저 홀로그램일 뿐인지, 한 번도 “상식이 작용하지 않는 세계의 틈으로 내던져진 적 없는” 사람의 생생한 공포를 그려내는 이 소설은 구병모 작가 특유의 신화적인 상상력에 힘입어 유구한 “여성 살해의 역사”를 암시하고 있다. 「화성의 아이」는 화성으로 쏘아진 열두 마리의 실험동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와 “중력도 통과하고 은하계도 통과하고 백색과 적색의 모든 행성을 통과”해온 죽은 개 ‘라이카’, 그리고 버려진 탐사로봇 ‘데이모스’ 세 인물이 화성에서 만나 서로 친구가 되는 이야기다. 알고 보니 ‘나’는 임신한 암컷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라이카’와 ‘데이모스’는 ‘나’의 “새로운 생명”이 세상 밖으로 무사히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생물이든 비생물이든 상관없이 함께 연대하며 온기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여성에게 여성이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출산’에 대한 아름다운 우화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모든 풍경에, 익숙한 이미지와 친구들로 이루어진 내 둥지에 와락 안심이 된다. 그러자 너로 인해 발생한 나의 말, 다정한 말을 아이에게 건네고 싶어진다. 나는 온 우주에서 오직 너만을 걱정한단다. 얘야. 모든 별들은 어머니이고 우리는 춥지 않단다.” (「화성의 아이」 중에서)


또 다른 출발을 알리는
새로운 신호


“두려움을 이기고 단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로 이 소설을 썼다”는 최정화 작가의 말처럼 ‘페미니즘 소설’을 쓰는 일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은 작가 7인 모두에게 적잖은 부담이었다. 그러나 “할 수 없다고 여겨진 이야기를 쟁취해내는 일만큼이나, 언제나 해왔던 이야기의 위치를 옮기는 일도 우리에겐 중요할 것”이며 그만큼 이 일곱 편의 이야기가 이룬 성취는 적지 않다. 작가 7인이 합심하여 인세의 일부를 여성인권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단지 ‘이야기’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또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자란 확신으로도 결국은 스스로를 믿기로 선택한 선대의 용기”를 이어받은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귀퉁이에 등장하는 조연의 모습에서 자신과 닮은 데를 찾고 반가워하”는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이어 쓰고, 거꾸로 쓰고, 새로 쓰고, 다시 쓴다면” 언젠가 또 다른 이야기들이 쌓이고 다져져 새로운 땅을 만들어줄 것이다. 다른 곳을 꿈꾸던 이들과 그곳으로 천천히 이동하던 이들이 여태껏 그래왔듯 말이다. “여성의 삶들을 정가운데 놓은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또 다른 출발을 알리는 새로운 신호가 되어줄 것”(발문 중에서)이다.

“서로에게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스스로 해방될 수 있는 사랑, 그런 사랑이 가능한 세상을 꿈꾼다. 흘릴 필요가 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꾼다.”
― 최은영(소설가, 『쇼코의 미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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