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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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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개인저자유현준,1969-
발행사항서울: 을유문화사, 2015.
형태사항391 p.: 삽화,도판; 22 cm.
ISBN9788932472959
비통제주제어도시,인문,시선
분류기호307.76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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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서평
도시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 000000201412316 | 2018.05.16 ] 4 | 추천 (3)  댓글달기

도시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ㅡ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를 읽고ㅡ

 

1. 살아간다.

 20세기를 풍미했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간결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삶의 근간을 이루는 중심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소설 속 천사를 통해 인간을 관찰하면서 '무엇으로 사는지' 를 일깨워준다. 그 '무엇'이 있기에 희로애락을 느끼며, 쳇바퀴처럼 살아지는대로 사는 듯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게된다.

 저자는 주어를 사람에서 도시로 바꿨다. 도시 역시 사람처럼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도시에 있는 다양한 건축물들이 그저 물리적인 인공물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모든 이성적, 감성적 행동들의 결정체" 라는 그의 말은 맺음말을 향해 달려갈수록 고개를 응당 주억거리게 만든다. 그는 아마 도시에서 살아지는대로 사는 게 아니라 관찰해서 '무엇' 을 찾고, 인간 행동의 결정체인 도시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방향과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2. 거리

 저자가 꺼내는 첫 번째 이야기는 서울 거리다. 코엑스 앞 광장과 테헤란로는 왜 걷기 싫을까. 명동과 홍대거리에 사람들이 붐비는 까닭은 뭘까. 저자는 '이벤트 밀도' 라는 개념을 알려준다. 100미터 구간에서 드나들 수 있는 건물 출입구의 개수를 뜻하는 말이다. 유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명동과 가로수길의 이벤트 밀도는 테헤란로의 4.5배였다. 출입구 외에 카페 앞 데크(deck)도 많아질수록 더 다양한 시각적 체험을 얻을 수 있다. 거리에 사람의 활력이 풍부해지는 것이다.

 이벤트 밀도를 얘기하면서 저자는 도로와 거리의 다른 점도 짚고 넘어간다. 도로라고 하면 이동의 목적이 주가 되는 자동차 중심의 길(路;길 로)이고, 거리라고 하면 길 위에서 여러 가지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는 사람 중심의 길(街;거리 가)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빠른 것을 최고로만 생각했던 우리나라의 '도로'망은 세계적으로 손꼽을 만하지만, 반대로 '거리'와 도시 건축이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 도시는 사람으로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도시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어떤 시각이 생겨난다. 저자가 건축과 도시에 대해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축 현실의 잘못된 점과 개선방향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숭례문의 경우 불탄 건물을 복원하는 물리적 과정보다는 수백년 전 디자인과 당대 최고의 기술로 만든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래된 나무여서가 아니라 그 건축물을 만든 아이디어가 바로 문화재라는 말이다. 자연하천의 흐름을 반영한 서울 북촌의 구불구불한 길을 사례로 들며 바람직한 도시 건축은 지역별로 다양한 토양과 기후를 반영하는 포도주라는 비유로 책은 마무리된다.

 과학적 사유에 근거하면서도 인간의 삶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저자의 말에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건축을 하는 것은 건축가들의 몫이지만, 도시의 경관을 만들어가는 것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저자 유현준 교수는 톨스토이의 책 제목을 도치시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물음을 던졌다. 나는 그의 물음에 이렇게 답하겠노라. 도시는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심사평1]
건축가들이 쓰는 매력적인 책들이 많습니다. 분명 '이과' 출신들일텐데, 문송들 보다 더 인문학적이지요. 유현준 교수도 그런 분인 것 같습니다.
다소 긴 첨언, 시골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도시로 유입되던 시절이 끝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태어나서 자라고 생을 마칩니다. 그들에게도 도시가 이렇게 비칠까요? 또 죽은 광장을 살리고 공원을 더 많이 만들고, 걷고 싶은 강남 거리를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당장 지방도시에 비해 엄청난 편의시설을 갖춘 서울이라는 도시가 그리도 불편한 가요? 소소한 테클이 되었네요. ㅎㅎ

[심사평2]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에서 익숙한 동네 오빠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유현준 교수의 책을 소개하여 흥미로웠다. "도시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서평의 제목과 책의 주제가 맞닿아 있어 서평자의 센스에 박수를 보낸다. 오래된 건축물에 대해 우리가 갖는 경탄심은 오래된 세월의 흔적, 오래된 나무 때문이 아니라 그 건축물에 깃든 아이디어, 기술력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서평자처럼 도시를 바라보는 나만의 시각이 생길 수 있을까? 한번 꼭 읽고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심사평3]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제의식과 병치하여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우면서, 동시에 책에 대한 감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도 마치 사람과 같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살아간다'는 작가의 의견이 인상 깊었으며, 도시가 살아갈 수 있는 근원은 '사람'에게 있다는 글쓴이의 답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심사평4]
알쓸신잡에서의 매력적인 똘똘이 스머프 같은 느낌의 저자를 서평가의 글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출입문의 숫자로 걷고 싶은 거리의 유무를 판단한 저자의 참신한 발상을 서평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유현준 교수의 최신 책에 대한 서평도 기대해 본다.

[天高馬肥 계절 벗삼아 보면 좋을 추천도서 8] 걷고 싶은 거리, 뜨는 거리의 법칙 - 출판사 리뷰 [ 000000019950042 | 2015.10.21 ] 5 | 추천 (0)  댓글달기

[ http://www.yes24.com/24/goods/17285251?scode=032&OzSrank=1 발췌]

 1 걷고 싶은 거리, 뜨는 거리의 법칙
왜 고층 건물들만 들어서 있는 테헤란로는 산책하는 사람이나 데이트하는 연인이 드문데, 가로수길, 명동 거리, 홍대 앞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구불구불한 강북의 골목길은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일단 테헤란로를 보자. 사무실이 빼곡히 들어찬 고층 건물들만 보인다. 그곳이 직장이거나 특별한 볼일이 있지 않는 한 갈 일이 없다. 구경할 것도 살 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 명동이나 홍대 거리를 보자. 일단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해 구경거리가 많다. 다니다가 배가 고프면 간단하게 먹을 만한 곳들도 많고 극장이나 공연장도 있다. 이벤트 요소가 다양한 것이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가 볼 것도 많고 도보 위주의 짧은 단위로 구성되어 있어 걷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자동차 위주로 만들어진 뉴욕 같은 도시들은 격자형으로 지루하게 형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블록도 크게 구획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벤트 요소가 적다. 걸어 다니며 관광하기에는 유럽의 오래된 도시가 훨씬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오래된 도시들은 아름다운데 현대 도시들은 왜 아름답지 않을까?
조금 전에 언급한 유럽의 오래된 도시와 현대의 뉴욕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오래된 도시들은 휴먼 스케일에 맞춰져 있다. 재료도 그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것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절로 특색이 생긴다. 여기에 그곳의 문화가 더해져 각 지역의 색깔이 만들어진다. 이런 도시는 스카이라인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특색을 갖고 있다. 고층 건물이 마구 솟아 있는 비슷비슷한 현대 도시의 스카이라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오래된 도시와 현대 도시는 건축물을 짓는 자세도 차이를 보인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순응하는 자세로 지은 옛 건축물과 달리 현대의 건축물은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지은 것들이다. 경사진 곳에 축대를 쌓아 땅을 평평하게 한 뒤 그 위에 획일화된 아파트를 지으며 옹벽을 만드는 식이다. 몇몇 건축물은 자연에 순응해서 지어지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몇몇에 불과하다. 우리의 옛 건축물들이 자연과 교류하는 방식으로 지어진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심지어 정자는 자연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무조건 옛 건축 양식이 좋고 맞다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의 수요와 한계가 지금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 현대 건축은 아쉬운 점이 많다. 환경이 다른데 획일화된 양식을 도입하는 것은 그 지역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거나 단점을 덮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모습의 풍경이 지루하게 펼쳐지게 된다.

3. 권력이 드러나는 도시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욕망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도시에는 권력이라는 놈이 내민 얼굴도 보인다. 중앙에서 죄수를 감시하는 팬옵티콘과 비슷한 모양인 파리의 방사형 도로망,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타인을 내려다보는 펜트하우스, 부장은 부하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직원들이 부장을 보려면 일부러 고개를 돌려서 봐야만 볼 수 있는 곳(게다가 창가를 등져서 후광도 생긴다)에 위치시킨 자리 배치 등. 한편 호텔처럼 비싼 돈 내고 이용하는 곳은 일부러 사용자가 잘 보이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같은 지역의 아파트라도 평수나 임대인지 아닌지로 선을 긋거나 호화 주택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 살며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호화 주택을 고깝게만 볼 수는 없다. 조선 시대 때 민중이 살던 초가집이 계승할 전통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사대부의 한옥이 전통이 되었듯이 훗날 럭셔리한 회장님 집이 후대의 전통으로 인정될지도 모를 일이니.

4. 현대 도시의 모습
건축 양식도 철학도 달랐기에 차이를 보였던 동서양의 옛 도시의 모습과 달리 현대의 도시는 획일화되어 가고 있다. 그렇지만 나름의 노력들도 있다. 앞서 언급된 뉴욕의 경우 격자형의 단조로움을 깨기 위해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가는 브로드웨이를 만들어 격자형과 대각선이 만나는 지점에 생기는 삼각형 같은 독특한 공간 구조인 타임스퀘어를 만들어 냈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같은 랜드마크나 센트럴 파크 같은 쉴 공간을 만들어 지루함을 덜어 냈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한다. 예술가들이 모여 독특한 홍대 문화를 만들었지만 땅값이 오른 지금은 예술가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일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도시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변화해 왔다. 그런데 현대 도시는 서로 다른 문화가 섞이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잃어 가고 있으며 어설픈 철학과 인문학의 도입으로 건축의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되는 부작용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

5. 도시는 유기체다
대도시의 복잡한 인공 생태계나 여러 변화와 혼돈으로 가득한 현대의 건축은 읽어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더 좋은 새로운 것이 태동할 과도기적 현상일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도시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도시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도시는 유기체라고 말한다. 도시 계획을 한 디자이너의 손을 떠나면 이내 진화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따라 변한다. 마치 종자는 물론이고 토양이나 기후, 담그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포도주 같다.

6. 현대 도시가 잃어 가는 것들
서울을 보자. 예전의 모습과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나름의 정원을 가꾸며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던 앞마당과 이웃 간에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이들끼리 뛰어놀던 골목길이 사라졌다는 것일 거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의 소통 그리고 사람 간의 소통의 단절을 의미한다. 앞마당에서의 흙장난이나 이웃과의 수다 대신 TV 앞에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거나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갈수록 삭막해진다’는 말이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각 집의 특색이 되었던 빨래도 사라졌다. 그렇게 사람 냄새 풍기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심지어는 아파트 경비원 대신 무인 경비 시스템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사람 자체가 사라지기도 한다). 도시가 잃어 가는 것은 어쩌면 사람의 온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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