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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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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저; 이창신 역.
개인저자Sandel, Michael J.
이창신
발행사항파주 : 김영사, 2013(c2010).
형태사항404 p. ; 23 cm + CD-ROM 1장.
원서명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
기타표제관제: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전세계 석학들은 왜 정의에 주목하는가? 하버드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ISBN9788934939603
일반주기 색인 : p. 397-404
일반주제명Justice
Values.
Ethics.
분류기호172.2
언어한국어
바로가기http://www.riss.kr/Keris_abstoc.do?no=1204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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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록2] 정의란 무엇인가 - 출판사 서평 [ 000000020200096 | 2021.01.19 ] 3 | 추천 (0)  댓글달기
정의를 둘러싼 위대한 철학자들과의 대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억만장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고, 가장 부유한 85명이 인류 재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극에 달한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자본세’라는 급진적 대안에 대해 옳고 그름의 논쟁이 불붙은 2014년 대한민국 사회에 또다시 정의 열풍이 불고 있다. 불평등의 원인으로 시장만능주의가 지목되고 있으며, 혹자는 부자에게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이 노력해 번 돈을 세금으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과연 옳은 판단인가?
경제 불평등과 공공성의 상실 같은 문제들이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의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도덕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나아가 사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대안을 살펴볼 때다. 정치 철학의 역사 속에서도 벤담, 칸트,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당대의 문제와 씨름하며 대안을 모색했으며 그들의 이론을 통해 오늘을 되돌아볼 수 있다. 하버드 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는 구제 금융, 모병제, 대리 출산, 외주 임신, 동성 결혼, 이민법 개혁, 과거사 공개 사과와 같은 현실 문제를 비롯해 경로를 이탈한 전차, 고통의 대가를 계량하는 시험과 같은 사고 실험을 토론 주제로 삼아 독자들이 위대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리 사회의 ‘정의’란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안내한다. 그는 “논쟁이야말로 건강한 사회의 상징”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자본주의, 행복, 평등, 자유, 미덕과 같은 주제로 이 시대 도덕과 정의는 무엇인지 탐구했다. 정치 철학가인 마이클 샌델은 27세에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1만 5천 명이 운집한 연세대학교 공개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식인들에게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의 대표작 『정의란 무엇인가』는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에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정립할 수 있는 철학적 기반을 탐구한다.
이 책은 정치 철학사 속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는 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지지하지만, 고문이나 대리 출산과 같은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는 도덕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마누엘 칸트가 말하는 자유와 도덕의 개념은 설득력이 강하지만, 친구를 위해 살인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사례처럼 정언 명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정한 이해관계가 사라진 무지의 장막 뒤에서 정의의 원칙을 합의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주장도 완벽해 보이지만, 노예제를 인정한 과거 미국 헌법과 같이 아무리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유하려해도 결국 공동체의 이익이나 관습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정의에 대한 생각을 수정하고 바로 잡는 정치 철학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새삼 확인하고, 모두에게 좋은 사회를 향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바람직한 철학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준다.


세계적인 정의 열풍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생각하라”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 부대는 탈레반 지도자를 찾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은밀히 정찰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무장하지 않은 염소 목동 두 명과 열네 살가량의 남자아이와 조우했다. 염소 목동들은 민간인으로 보였기에 놓아주어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특수 부대의 소재를 탈레반에 알려 줄 위험이 있었다.
한 부대원은 “우리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저들을 놓아주는 것은 잘못이다”며 이들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대의 지휘관인 루트렐은 망설였다. 그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그들을 풀어 주자는 쪽의 손을 들어 줬다. 곧 후회할 결정이었다. 염소 목동들을 풀어 준 후 특수 부대는 탈레반 병사에게 포위되었다.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고, 부대원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을 구출하러 온 미군 헬기 한 대까지 격추당하는 바람에 군인 열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루트렐은 중상을 입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특수 부대원이 처한 딜레마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목동들을 놓아 주었다. 하지만 풀어준 목동들이 탈레반에 협조했고 결과적으로 부대원을 죽음으로 몰았기에 잘못된 결정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목동들이 탈레반의 강요에 못 이겨 미군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면? 다시 부대원의 희생을 막기 위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어야 하는가의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이러한 시각은 우리가 어떤 공동체에 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저자는 딜레마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을 위해 어떤 식으로 도덕적 주장을 전개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민주 사회에서 살다 보면 정의와 부당함에 관한 이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옳고 그름,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을 둘러싼 주장들이 경쟁하는 딜레마적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딜레마에 빠졌을 때 우리가 처한 상황을 깨닫고 우리가 의존할 도덕적 원리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의 차이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밀,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이야기한 정의를 둘러싼 원칙은 우리의 철학적 기반을 다지는 좋은 재료가 된다.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어, 자신이 무엇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도록 하는 데 있다.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 철학이란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투쟁이다. 정의를 둘러싼 논쟁은 수 없이 되풀이되며, 우리의 판단과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편견의 타래에 머물지 않기 위해 여럿이 함께 대화에 참여하라고 촉구한다. 저자는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정의란 일부 사상가들이나 정치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위대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샌델 역시 롤스의 정의 이론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보완하며 새로운 대안을 탐구하는 철학자다. 자유적 공동체주의 입장에서 롤스의 장점을 수용하면서도, 롤스의 자유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입장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는 다른 공동체가 가진 도덕성을 외면하는 공동체주의의 사고를 경계한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단순한 공동체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의 장점을 수용하고 종합한 공동체주의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 정의에 대한 확고한 정답을 담지 않은 이유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해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만들어 미래의 철학자, 인문학자, 정치가가 되기 위해 자신의 사고를 다듬는 독자들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만나는 획기적인 프레임을 선사한다.
책이 길러주는 힘 [ 000000202015687 | 2020.12.28 ] 5 | 추천 (1)  댓글달기
2020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전의 다른 해보다도 유독 정의(正義)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졌다. ‘N번방 사건’ ‘조두순의 출소’와 같은 사회적 이슈가 국민들에게 ‘정의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청원의 참여 인원이 1위라는 것은 국민들이 정의에 얼마나 관심을 쏟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정의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N번방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정의인가? 그렇다면 그것이 왜 정의인가?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 정의란 존재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는 무엇인가> 이다.

 

먼저 책의 내용에 앞서 이 책의 목적은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것’ 이다. 또한 마이클 샌델은 하버드 대학에서 책의 목적을 담은 수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그 강의를 ‘토론의 형식’과 ‘구어체’로 정리한 것이 샌델의 또 다른 저서인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이다.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는 <정의란 무엇인가>와 유사하지만, 분명 차이점이 있다. 그 차이점으로 인해 두 책은 내용 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갖는다. 그러므로 두 책을 다 읽어보는 것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다.

 

샌델은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에는 세 가지 ‘행복’ ‘자유’ ‘미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각각의 방식은 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와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샌델은 이러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 다양한 도덕적 딜레마와 실제 사례를 예시로 든다. 이러한 예시들은 복잡한 실타래처럼 엉켜있기 때문에, 하나의 예시가 다음 예시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N번방 사건을 통해 샌델의 주장을 파악하고 책의 장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앞서 한 질문을 다시 보자, N번방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만약 그것이 옳다고 한다면 그것은 왜인가? 국민청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나라가 아이들을 아동 성범죄자들로부터 지켜주지 않을 거라면, 알아서 피할 수라도 있게,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낱낱이 공개해 주십시오.’

 

이 문장은 N번방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는 곧 성범죄자와 섞여 살 수 있다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신상 공개라는 권리 침해 행위는 절대적인 다수를 위해서라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저자는 이러한 생각은 곧 공리주의 사상과 크게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공리주의에서는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수의 희생을 올바른 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리주의의 주장은 행복을 개인의 권리에 앞세운다. 이 책의 장점은 여기서 등장한다. ‘공리주의는 왜 행복을 권리 보다 앞세우는가?’ ‘행복을 앞세우는 것이 옳은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우리에게 단계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우리에게 철학적 내용을 이해시켜줄 뿐만 아니라, 이해하는 과정을 매우 논리적으로 제시하면서 생각의 ‘단계’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계를 익히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샌델이 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러한 고민이 바로 올바르게 정의를 논쟁할 수 있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샌델이 제시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절대로 풀 수 없다. 나아가 행위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고 결국 정의를 올바르게 논쟁할 수 없다.

 

이어서 샌델은 공리주의를 반박하는 개념인 자유주의를 소개한다. ‘정의’를 ‘자유’를 통해 이해한다는 것은 굉장히 까다롭다. ‘자유’를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샌델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철학자 존 로크와 칸트를 소개한다. ‘방임주의’ ‘차등의 원칙’ ‘능력주의’와 같은 단어들을 이해함으로써 자유를 해석하는 데 있어 엄청난 까다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자유주의 사상가 칸트와 존 로크의 사상을 파고들어 갈 때 그 깊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올해 출간한 샌델의 <공평하다는 착각>은 ‘자유’를 해석하는 방식을 능력주의로 본 사람들을 겨냥한 책이다.

 

저자는 먼저 ‘자기 소유’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에 더욱 자세히 적혀있다. 본 책에서는 로크의 사회계약을 시작으로 생기는 반박들을 생략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자유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정의의 한계>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자유주의가 어떤 방식을 취하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먼저,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모든 자유주의 사상가들의 원칙은 ‘개인의 권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한 보호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모순점이 제기된다. 신상의 공개라는 권리의 침해가 어떻게 자유와 양립할 수 있는가? 이를 이해하는 것은 샌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저자의 주장은 본인만의 것이 아니다. 토론 형식으로 얻어낸 직관적이고 이성적인 답변 들을 해석해낸 것이다. 이 타당한 해석이 우리에게 정의를 논의할 큰 힌트를 제공한다. <정의는 무엇인가>에서 결국 저자가 생각하는 정의나 간결하게 정리된 요약은 등장하지 않는다. 나는 이것이 저자가 정의를 이해하는 더 많은 관점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샌델의 또 다른 작품 <정의의 한계>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는 로크가 주장하는 자유를 비판하는데 초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받아들임으로써 칸트, 로크, 데이비드흄 과 같은 훌륭한 사상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정의를 논의할 수 있게 된다.

 

샌델이 주장하는 자유를 이해하는 세 번째 방식 ‘미덕’은 범죄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먼저, 정의를 미덕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란 마땅히 받을 몫을 받는 것이다’ 문장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앞 문장은 결국 행위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예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동성혼’ ‘골프 카트’ 예시는 이를 잘 설명한다.

 

샌델은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서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설득력을 공동체주의를 설명하면서 풀어낸다. 이때 ‘일본의 위안부 사과‘ 문제와 ’징병제‘에 대한 논의가 등장한다. 이러한 예시들은 책의 다른 예시들보다도 효과적으로 다가온다. 샌델은 그러한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내 생각도 다르지 않다. 우리들은 징병제를 이야기할 때 모병제, 용병, 국방비와 같은 단어들을 쉽게 이야기하지만 샌델의 책을 읽고 나면 그 무엇 하나도 쉽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모병제는 완벽한 대안인가?’ ‘국방비와 관련한 모순은 무엇인가?’ 이러한 생각들을 이해하고 해답을 제시하게 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진정한 힘이다.
[2010 네티즌이 뽑은 대표작] 정의를 둘러싼 위대한 철학자들과의 대화 - 출판사 리뷰 [ 000000019950042 | 2016.01.19 ] 4 | 추천 (0)  댓글달기

[yes 24 발췌 : http://www.yes24.com/24/goods/15156691?scode=032&OzSrank=1 ]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억만장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고, 가장 부유한 85명이 인류 재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극에 달한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자본세’라는 급진적 대안에 대해 옳고 그름의 논쟁이 불붙은 2014년 대한민국 사회에 또다시 정의 열풍이 불고 있다. 불평등의 원인으로 시장만능주의가 지목되고 있으며, 혹자는 부자에게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이 노력해 번 돈을 세금으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과연 옳은 판단인가?
경제 불평등과 공공성의 상실 같은 문제들이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의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도덕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나아가 사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대안을 살펴볼 때다. 정치 철학의 역사 속에서도 벤담, 칸트,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당대의 문제와 씨름하며 대안을 모색했으며 그들의 이론을 통해 오늘을 되돌아볼 수 있다. 하버드 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는 구제 금융, 모병제, 대리 출산, 외주 임신, 동성 결혼, 이민법 개혁, 과거사 공개 사과와 같은 현실 문제를 비롯해 경로를 이탈한 전차, 고통의 대가를 계량하는 시험과 같은 사고 실험을 토론 주제로 삼아 독자들이 위대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리 사회의 ‘정의’란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안내한다. 그는 “논쟁이야말로 건강한 사회의 상징”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자본주의, 행복, 평등, 자유, 미덕과 같은 주제로 이 시대 도덕과 정의는 무엇인지 탐구했다. 정치 철학가인 마이클 샌델은 27세에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1만 5천 명이 운집한 연세대학교 공개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식인들에게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의 대표작 『정의란 무엇인가』는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에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정립할 수 있는 철학적 기반을 탐구한다.
이 책은 정치 철학사 속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는 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지지하지만, 고문이나 대리 출산과 같은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는 도덕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마누엘 칸트가 말하는 자유와 도덕의 개념은 설득력이 강하지만, 친구를 위해 살인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사례처럼 정언 명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정한 이해관계가 사라진 무지의 장막 뒤에서 정의의 원칙을 합의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주장도 완벽해 보이지만, 노예제를 인정한 과거 미국 헌법과 같이 아무리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유하려해도 결국 공동체의 이익이나 관습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정의에 대한 생각을 수정하고 바로 잡는 정치 철학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새삼 확인하고, 모두에게 좋은 사회를 향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바람직한 철학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준다.


세계적인 정의 열풍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생각하라”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 부대는 탈레반 지도자를 찾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은밀히 정찰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무장하지 않은 염소 목동 두 명과 열네 살가량의 남자아이와 조우했다. 염소 목동들은 민간인으로 보였기에 놓아주어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특수 부대의 소재를 탈레반에 알려 줄 위험이 있었다.
한 부대원은 “우리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저들을 놓아주는 것은 잘못이다”며 이들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대의 지휘관인 루트렐은 망설였다. 그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그들을 풀어 주자는 쪽의 손을 들어 줬다. 곧 후회할 결정이었다. 염소 목동들을 풀어 준 후 특수 부대는 탈레반 병사에게 포위되었다.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고, 부대원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을 구출하러 온 미군 헬기 한 대까지 격추당하는 바람에 군인 열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루트렐은 중상을 입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특수 부대원이 처한 딜레마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목동들을 놓아 주었다. 하지만 풀어준 목동들이 탈레반에 협조했고 결과적으로 부대원을 죽음으로 몰았기에 잘못된 결정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목동들이 탈레반의 강요에 못 이겨 미군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면? 다시 부대원의 희생을 막기 위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어야 하는가의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이러한 시각은 우리가 어떤 공동체에 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저자는 딜레마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을 위해 어떤 식으로 도덕적 주장을 전개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민주 사회에서 살다 보면 정의와 부당함에 관한 이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옳고 그름,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을 둘러싼 주장들이 경쟁하는 딜레마적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딜레마에 빠졌을 때 우리가 처한 상황을 깨닫고 우리가 의존할 도덕적 원리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의 차이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밀,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이야기한 정의를 둘러싼 원칙은 우리의 철학적 기반을 다지는 좋은 재료가 된다.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어, 자신이 무엇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도록 하는 데 있다.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 철학이란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투쟁이다. 정의를 둘러싼 논쟁은 수 없이 되풀이되며, 우리의 판단과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편견의 타래에 머물지 않기 위해 여럿이 함께 대화에 참여하라고 촉구한다. 저자는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정의란 일부 사상가들이나 정치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위대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샌델 역시 롤스의 정의 이론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보완하며 새로운 대안을 탐구하는 철학자다. 자유적 공동체주의 입장에서 롤스의 장점을 수용하면서도, 롤스의 자유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입장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는 다른 공동체가 가진 도덕성을 외면하는 공동체주의의 사고를 경계한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단순한 공동체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의 장점을 수용하고 종합한 공동체주의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 정의에 대한 확고한 정답을 담지 않은 이유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해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만들어 미래의 철학자, 인문학자, 정치가가 되기 위해 자신의 사고를 다듬는 독자들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만나는 획기적인 프레임을 선사한다.


추천의 글

자신의 입장을 세우고 그 주장을 통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발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민주주의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성찰해 봄직하다. 샌델의 공화주의와 공공철학적 관심을 우리가 좀 더 진지하게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현우,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블로그 운영

마이클 샌델은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도덕적 주제들을 과감히 다루며, 정치적 견해의 차이점을 명확히 보여 준다. - 마이클 거슨, 워싱턴 포스트

마이클 샌델은 수년간 강의해 온 경험을 통해 정의의 이론들을 명확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철학자들의 견해를 이토록 쉽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 - 조너선 라우흐, 뉴욕 타임스

역사, 해외 토픽, 문헌 사례, 법적 공방, 그리고 위대한 철학자들의 가르침으로부터 나온 에피소드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엮었다. 우리가 교수들로부터 늘 원했던 뛰어난 해설이다. - 키르쿠스 리뷰스
 

내가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일까? [ 000000200911826 | 2014.12.21 ] 4 | 추천 (14)  댓글달기

정치 철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2010년 가을 즈음, 한 달에 10만부가 팔릴 정도로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당시 우리 학교 도서관(금화도서관 포함)에는 이 책이 20권정도 있었는데 예약을 해야 간신히 빌려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제외한다면 그 이후로 이처럼 인기폭발이었던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만큼 쉽지 않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하여 칸트를 거쳐 롤스로 이어지는 도덕철학의 흐름을 배경으로 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나 철학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20대의 청년들이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친구는 ‘표지에 하버드 대학교 강의실 사진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고, 다른 친구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대중들의 무분별한 관심’이라고 치부했지만, 나는 저자의 ‘소통방식’ 때문이라 생각한다. 정의와 관련하여 제시되는 흥미진진한 통계숫자와 풍부한 사례, 그리고 소크라테스식으로 던지는 질문들이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그의 강의는 학부생 7,000명에 불과한 하버드 대학에서도 1,000명이 수강한다고 하지 않는가!

 

  저자는 서구 정치철학의 기본 논리와 주장인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평등주의를 서로 대립시키고 논쟁시킴으로써 정의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킨다. 1장(옳은 일 하기)은 책 전체의 밑그림이다.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일이 버겁다면 1장만 정독해도 좋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다시 1장으로 돌아와서 읽어보면 그렇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나는 전체의 구도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1장을 여러 번 읽었는데 그것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 부분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고대 정치사상과 근대 정치사상을 가르는 핵심적인 질문이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법은 미덕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가? … 중략 …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해야 무엇이 정의로운 법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18세기의 이마누엘 칸트부터 20세기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선 권리를 규정하는 정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p.21) -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

 

  또한 1장에서는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정의란 주로 ‘분배의 정의’라는 점을 밝힌다(p.33). 저자는 상의군인훈장과 구제금융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여러 주장을 분석하면서 결국은 재화의 분배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이 행복, 자유, 미덕이라고 설명한다. 이어지는 내용은 행복(공리주의), 자유(자유지상주의), 미덕(칸트의 도덕률)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이다.

 

  2장(최대 행복 원칙)에서는 벤담에서 시작해서 밀로 이어지는 공리주의를 다루는데, 밀은 벤담의 “최대 행복”원칙에 대한 두 가지 반박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즉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권리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점과, 중요한 도덕적 문제를 모조리 쾌락과 고통이라는 하나의 저울로 측정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주장을 극복하려고 벤담의 원칙을 상당히 완화시킨다. 이런 밀의 노력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평가한다.

 

  “공리주의가 모든 것을 단순히 쾌락과 고통으로 이분해 계산해 버린다는 혐의를 벗기려 노력하지만, 되레 공리와는 무관한 인간의 존엄성과 개성이라는 도덕적 이상을 강조한 꼴이 되고 만다. 공리주의를 주창한 위대한 두 인물을 비교하자면, 밀은 좀 더 인간다운 철학자였고, 벤담은 좀 더 일관된 철학자였다.”(p.82) - 두 인물의 비교를 통해서 공리주의의 모순과 한계점을 드러낸 셈이다.

 

  3장(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에서는 자유지상주의를 다룬다. 그리고 4장에서는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자들의 활동의 무대라 할 수 있는 시장의 상황을 통해서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의 모순을 드러낸다. 특히 대리모 출산의 문제를 통해서 그 모순은 극적으로 드러난다(p.135-143). 나는 이 부분에서 오늘날 미국을 지배하고 있는 가장 커다란 두 개의 사상적인 흐름을 볼 수 있었고,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들 역시도 그런 흐름 속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우리 이전세대의 어른들에게는 공리주의적인 경향이 강했다고 한다면 우리 세대는 자유지상주의의 성향이 훨씬 더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장에서 저자의 논의는 칸트의 도덕률로 넘어간다. ‘옳음’과 ‘좋음’을 가장 극단적으로 대비시킨 것으로 흔히 이해하는 칸트의 정언명법을 설명하는데, 도덕적 당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설명한다. 즉 올바르게 사는 것이 개인의 차원에서도 공동체 전체의 차원에서도 좋은 삶을 사는 길이라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의 모순 속에서 칸트의 도덕률은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확실하게 단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 부분은 윤리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쇠퇴해가는 이 시대에 나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새겨졌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는 내용’이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6장에서 10장은 앞부분에서 공리주의와 자유주의의 한계를 제시 한 후 공동체적인 정의론을 제시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이곳에서 사회계약이나 합의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개인적인 의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한 군데 있었다.

 

  “롤스의 <정의론>이 미국의 자유주의에 풍부한 철학적 발상을 제공한지 10년이 지난 1980년대에, (나를 포함해) 수많은 비판자들이 자유로운 선택권을 지닌, 방금 설명한 부담을 감수하는 자아라는 이상을 수정했다. 이들은 권리를 선에 앞세우라는 요구를 거부하면서 목적과 애착에서 관심을 끊고 정의를 이성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대 자유주의자를 비판하는 ‘공동체주의자’로 불렸다 … 중략 … 그렇다면 공동체의 도덕적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만약 인간은 자발적 존재라는 개념이 희박하다는, 만약 의무가 전부 우리 의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우리를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자유로운 자아로 볼 수 있겠는가?”(p.309)

 

  여기서 저자는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롤스식의 자유주의는 결국 개인을 공동체적 유대로부터 분리시켜 아무 연고도 없는 고립된 존재로 전락시키고 말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공동체 주의의 깃발을 높이 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도 저자는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암시할 뿐 확고하게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저 다양한 토론의 의제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책을 읽는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은 독자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점에서는 좋았지만,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이 궁금했던 독자들에게는 일종의 허탈감마저 느끼게 만든다.

 

  책을 읽고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저자가 논하는 정의가 미국이란 국가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그가 앞서 말했듯이 ‘분배의 정의’에 초점을 두고 있다 보니 좀 더 거시적인 차원, 다시 말하면 ‘세계의 초강대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행하고 있는 일들이 과연 정의로운가’에 관한 반성은 없다. 예를 들어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에 관한 이야기는 화두로 등장하지 않았다. 만약 반미감정이 강한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너희들이 정의를 알아? 그걸 말할 자격이 있어?” - 이렇게 말하면서 책을 집어 던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대해 우호적이기 때문에 이 책이 많이 팔렸다는 친구의 주장을 어느 정도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가 만약 국제적인 차원의 정의론을 과감하게 다루었다면 마이클 샌델이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평가에도 부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서양의 역사 속에서 오랜 세월 논의되어온 정의의 문제를 적은 분량의 책에서 쉽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정치나 철학에 문외한에 가까운 나와 친구들이 열띤 토론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 것만으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더불어 한국사회의 수많은 이들에게 정의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고, 이명박 정부시절 ‘공정사회’를 핵심가치로 채택한 된 계기도 바로 이 책이었다. 어떤 분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정의에 목말랐는가를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저자가 말하는 정의에 관해 한참 생각하다가 문득 마음속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일까?” 저자는 ‘지성적’으로 정의에 관해 논했다면 나는 좀 더 ‘감성적’으로 정리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란 ‘억울함을 없애주는 것’이다. 정의가 사라진 곳에서 우리 모두는 억울함을 느낀다. 또 억울함을 풀어주길 호소한다. 대학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느꼈던 감정은 아마도 억울함이었을 것이다. 학과의 장학금 분배 기준이나 성적산정 기준이 공정하지 못할 때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역시 억울함이다. 몇 일전 정당해산심판을 받은 소수야당의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억울했을까? - 이런 억울함이 없고, 그래서 모두가 정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그것이 정의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느꼈듯이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회 속에서 정의를 규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아마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중요한 인생의 화두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모순과 한계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학교 교양 과목 중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과목이 개설된 것을 보았다. 그 과목을 수강하는 일이 동서양의 정의론을 비교하고 오늘의 사회와 나의 삶에 적용해봄으로 정의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참 좋겠다.

우와, 너무 잘 써진 서평 같아요. 동영상 cd도 있는데 추천드려요. 처음 책을 봤을 때의 충격이 이 서평을 읽을 때와도 비슷해요. 마치 책을 처음 읽을 때로 돌아간듯한 느낌이에요. 이 책은 정말 정의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생갹하게 하죠. 무엇보다도 그 기준과 가치에 대해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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